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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story를 시작하는 이유

by 규글 2021. 12. 6.

 번아웃을 떨쳐내고 뒷북을 앞북으로 변화시키고자 함이다.

 

 사실 '정리'라는 것은 나와 조금은 거리가 있다.

 공간은 늘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니 어질러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순간 '이건 아니다!' 싶은 때가 온다. 그래서 공간을 정리하게 된다. 지금도 그런 이유로 빨래를 돌려두고 설거지를 하고, 식탁을 닦고, 청소기를 돌린 다음 세탁을 마친 빨래를 널고 왔다. 아. 노트북 옆에 다 먹은 공차 컵이 있구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공부한 것을 정리해두는 것도 역시 나와 거리가 멀다.

 대학 이전 교육과정에서도 난 따로 배운 것을 정리한다는 것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냥 수업 시간에 필기한 것을 읽고 머리에 넣는 것이 전부였다. 대학를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다. 수업을 듣고, 필기를 하고, 그것들로 시험 공부를 했지만, 모아서 정리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뒤늦게 정리의 필요성을 느꼈어도 시간이 흘러 옅어진 기억은 필기들을 재활용 종이로 전락시킬 뿐이었다. 그래도 그 와중에도 건진 것이 있다면 대학원 재수를 하면서 재수강하던 '항성진화론' 수업 필기이다. 왜 이 수업을 들어야하는지 알고, 어디로 연결되는지 알고나서 다시 듣는 항성진화론은 내게 너무 즐거운 수업이었다. 정리와 거리가 먼 나에게 남은 유일무이한 완벽한 필기와 정리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국비교육도 마찬가지였다.

 수업도 잘 듣고, 커리큘럼도 잘 따라가고 질문도 많이 해서 많이 배웠고 좋았다. 처음부터 워드로 내용을 간간히 정리하기도 했고, 중간에 notion이라는 것을 알아서 notion에도 조금씩 정리를 해봤다. 하지만 몸에 스며들지 않은 행동은 습관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교육을 수료함과 동시에 번아웃이 왔다. 3주간 매일매일 즐겁게 코딩하고 오류를 해결하고 만들어나가는 과정의 끝에 번아웃이 왔다. 잠도 줄이고 누구보다 프로젝트에 몰두해서 좋은 결과물을 냈는데, 그 부산물이 번아웃이라니 억울했다. 분명 계획도 있었고 할 일도 많았는데, 수료하고 벌써 만 3개월이 되어간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함께했던 친구가 취직 잘 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 친구가 tistory를 권유했다.

 그래서 tistory를 만들었다.

 늦었지만 배운 것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 배운 것들도 정리해보려고 한다.

 

 번아웃을 떨쳐내고 뒷북을 앞북으로 변화시키고자 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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